같은 언어로 같은 의미를 말하고 사는 우리들은 얼마나 소통하고 있을까. 같은 언어로 말하고 있다고 해서 우리는 그 언어로 말하는 많은 것들을 다 이해하고 있을까. 안드로메다. 무식하게 들리겠지만 백과사전을 찾아봤다. 신화의 주인공이면서도 별자리의 이름이 되는...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왜 안드로메다가 되는지 더욱 궁금해질 수 밖에 없었다. 우주 속의 한 남자의 이야기일까 하는 엉뚱한 상상도 해봤다. 그렇지만 제목과 표지만으로 이 책을 표현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는 것을 다 읽고 난 다음에 나는 알게 된다. 안드로메다 남자. 세상 속에 스며들어 살아가기를 원하는 우리들 모두가 각자의 안드로메다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어느날 숙부가 사라진다. 그리고 나(화자)는 숙부의 방을 정리하면서 발견한 숙부의 일기 3권을 통해서 숙부의 지나간 시간을 읽게 된다. 더불어 그 일기를 토대로 소설을 써내려가기로 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어릴적 말더듬이였던 숙부의 생활과 생각, 그리고 그 말더듬이를 벗어나고자 했던 노력들, 이상하게도 어느 순간 갑자기 사라져버린 말더듬이 버릇, 갑작스런 숙모의 죽음, 그리고 혼자 은둔하듯 지냈던 기록, 더 끝으로 구석으로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안드로메다 남자.   숙부는 의미없는 말들을 곧잘 하곤 했다. "퐁파", "타퐁튜", "체리파하", 등등의 그 단어도 낯설거니와 그 의미조차 짐작할 수 없는 단어들을 말하면서 주변과의 소통에 벽을 조금씩 쌓아가는 듯 했다. 그만의 세계에서 그만의 언어로 얘기하는 듯한 느낌은 낯설고 불편하다. 물론 이것은 정상(?)적인 사람이라고 여기는 우리들의 시선에서 바라본 기준이 될터이다.  숙부의 말더듬이 버릇이 사라져버렸을때, 모든 것은 정상으로 돌아온 듯 했다. 당연히 나쁜(?) 버릇이 사라졌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싶겠지. 그런데 이상하다. 말더듬이 버릇이 사라지자 숙부는 불편하고 오히려 더 불균형의 세상 속에 있는 것 같다. 자신을 묶어두었던 것이 풀어졌음에도 하나도 편하지가 않다. 벗어나고 싶었던 것에서 벗어나는 순간이 편하지 않다는 것은 무엇일까. 세상의 눈으로 보면 당연히 없어져야 할 것임에도 막상 그게 사라지고 나니 허탈함과 그 속에서 지냈던 모든 익숙함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느낌은 아니었을까. 그래서 숙부는 그 말더듬이 버릇을 벗어나는 순간에 안드로메다로 갔던게 아닐까 싶다. 그만의 세계로 들어가버린...자신만의 언어로 구사하면서 능히 가능한 생활을 하게 만드는 자신 만의 세계. 그곳에서 사는 숙부는 안드로메다 남자.   남겨진 숙부의 일기 세권으로 만들려고 하는 이 이야기가 소설의 어느 정도를 이끌어 나갈 수 있을까. 소설이라기 보다는 한 남자의 고백같은 이야기로 들려올 뿐이었다. 하지만, 그 내용의 무게만큼은 단순한 고백으로만 들렸던 것은 아니다. 세상과 소통하면서 살아가려 애쓰는 우리는 정말 소통하고 있었는지,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로 이야기하면서도 소통할 수 있고, 같은 언어로 말하고 있음에도 소통의 부재가 찾아오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텐가. 누구나가 다 자신만의 세계에서 산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만의 세계와 함께 또 다른 세상과 소통하면서 살아가야하는 것도 맞다. 책 속의 튤립남자의 모습만 봐도 그렇다. 작은 엘리베이터 안에서의 그의 행동은 괴상하다. 좀 변태스럽다거나 특이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 작은 엘리베이터 안에 혼자 있을때만 튤립남자는 자신만의 안드로메다를 즐길 뿐, 그곳을 벗어나 다른이들과 함께 하면 또 세상 속에 스며들어 산다. 튤립남자를 보며서 나는 한참을 생각해보게 된다. 나는 어떤 안드로메다를 가지고 살고 있을까 하고. 가끔 멍하니 앉아서 혼자 중얼거리기도 하는 나를 보면서 나는 내 방 작은 구석에 안드로메다를 숨겨놓고 살아왔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웃음도 났다. 무언가로부터 벗어나려 애쓰면서도 막상 벗어나면 갑자기 몰아치는 불안감은 또 어떻게 받아들였을가 궁금하기도 하면서, 내방 작은 구석이 아닌 또 다른 나의 공간에 안드로메다를 만들어두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언어가 아닌 언어(?) 같은 것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오히려 같은 언어로 말하고 있음에도 소통하지 못할 때 오는 답답함과는 크게 구분되는 이야기. 어쩌면 말더듬이의 세상에서 살았던 그때가 주인공의 숙부에게는 좀더 행복한 순간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면서, 우리에게도 똑같이 있었을 그 기억에 같은 공감을 또 한번 갖게 하는...   짧은 페이지수에 가볍게 생각했다. 하지만 뒷통수를 한대 맞은 느낌이다. 이 책은 결코 가볍지 않았으며, 결코 빠르게 읽히지도 않았다. 오히려 상당한 페이지수의 다른 책들보다 조금은 더디게 조금은 생각하면서, 살짝 어려운 느낌까지 함께 하느라 나 스스로의 더딤을 더 끌었던 것 같다. 한번의 읽음으로 그냥 덮어두기에는 다시 만나봐야할 책이다.    
미키앤미카 파란하늘 신라닷컴 날아라 문학산책 진정한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아! 방울이 파산7282 스쿨2001 추카클럽

이 글의 관련글
2주간 인기글2주간 인기글이 없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